권비영 [덕혜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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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리뷰:  3 Stars (3 / 5)

대한제국의 마지막 옹주인 고종황제의 외동딸 덕혜옹주의 일생을 다룬 소설이다. 역사적인 사건들과 자료를 토대로 하지만 소설적인 요소들을 더해 술술 읽혀진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대한제국 마지막 왕가에 관심이 좀 많아서 여기저기 뒤져서 대부분은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지만 의친왕과 이우왕자에 관한 책은 좀처럼 읽어나가지지가 않아서 아직 끝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 소설은 뭔가 당기는것이 있었나보다.

한 나라의 왕족들을 억지로 일본에 데려가고, 일본 풍습을 따르게 하고, 특히 덕혜옹주는 부친상의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일본으로 가게 되었고, 잇따라 순종의 하야, 그리고 멀리서 마음속으로 굳게 의지하고 제일 그리워 했을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 그 어린 나이에 정신적인 충격이 얼마나 컸을런지 참 마음이 아프다. 특히 이상한 법도를 들이대어 친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상복도 입지 못하게 하고, 그야말로 자식으로의 마지막 도리를 하지 못하도록 했으니 궁중법도를 칼같이 지키며 자라온 덕혜옹주가 얼마나 유교적인 갈등을 겪었을지..ㅜㅜ

그리 인터넷을 뒤졌어도 별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덕혜옹주의 딸 “정혜’에 관한 내용도 서글펐다. 내 나라를 빼앗은 일본인과 부부로 사는것(그것도 소설의 내용으로 보면 인간적으로는 덕혜옹주를 존중해 주었던사람)도 매일매일이 갈등과 고민의 연속이었을텐데 그 사이에 혼혈로 태어난 딸이 겪는 정체성 갈등과 지독한 인종차별을 온전하지 못한 정신으로 지켜봐야했을  엄마로서의 옹주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졌다. 그래도 나중엔 한국으로 돌아오셔서 모진 생을 그렇게 그리워 하던 궁에서 마칠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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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왕족이 아닌.. 그냥 촌부의 딸로 태어 났다면 그 삶은 덜 비극적이었을까? 아버지나 오빠는 징용에 끌려가고, 어머니는 고된 노동에 불려다니고, 자신은 위안부로 끌려 갈수도 있었을 그 삶과, 백성들과 나라에 대한 책임만 남고, 양팔이 묶인채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일본인의 아내가 되어 한국인인 엄마를 증오하는 딸을 키우며 살았던 그 삶. 절대로 함부로 수직적인 잣대를 대어 경중을 논할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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