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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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리뷰:  5 Stars (5 / 5)

한동안 책을 멀리하고 살다가 오랜만에 장편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정말 손에서 내려 놓을 수가 없어서 이틀동안 다 읽어 버렸다. 고령화 가족이라는 윤제문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영화의 원작이 소설이라는것을 알게 되었고, 고령화 가족과 함께 대거 추천되었던 소설이 바로 [고래]였다. 이 소설에 관한 아무런 사전지식도 없이, 이 작가의 글쓰는 스타일도 모르는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듯 첫 페이지를 열고는 그냥 그 세상속에 퐁당 빠져버리고 말았다.

[고래]는 모녀의 이야기이고, 엄마의 이야기, 딸의 이야기,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 이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어떠한 지리적, 시대적인 번잡한 설명 없이, 그저 읽다보면 조금씩 툭툭 던져지는 힌트로 일제 강점기가 끝나갈 무렵부터 한국전쟁을 거쳐 근대화를 향해가던 어느때에, 그저 서울은 아닌, 아직 지역 발전이라는 모티베이션이 무궁무진하게 남아 있는, 그래서 이방인들이 모여들수 밖에 없고 이익과 이권다툼을 위한 이런저런 분쟁과 갈등이 없을 수 없는 한 도시가 그려진다. 거기에 절대로 잊을수 없는 강렬한 캐릭터들과, 조금 파악을 했다 싶으면 바로 종잡을 수 없는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나가 버리는 그들의 인생.  공감대를 조금 만들어 보려해도 가능하지가 않은데 그렇다고 이건 100% 허구의 인물이다 싶어 현실성을 잃게 하지는 않으며 그 경계를 신나게 왔다 갔다 한다.

짐작으로 머리속에 그려보던 시대와 공간 속에 쌍동이 자매와 코끼리, 벌떼를 몰고 다니는 애꾸눈 여인, 고래의 모습을 본따 만든 극장과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야쿠자가 된 의리의 난봉꾼까지 만나다 보면 어린왕자를 읽는것 같기도 하고 씨네마 천국을 보고 있는것 같고 현실과 허구 사이에 있을듯한 3.5차원 정도의 세상을 여행하게 된다.

오랜만에 정말 책다운 책을 읽은것 같아 흡족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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