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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wing 101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는데 씨애틀의 한 거리에 있는 털실가게를 그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주인공이 뜨게질 클래스를 모집해서 거기에 모여서 함께 뜨게질 하는.. 뜨게질이라는 공통 분모를 제외하면 일상에서 서로 마주칠 일이 전혀 없을듯한 네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독서를 하다가 뜬금없이 바느질로 나의 마음이 튀었다.
신혼때 뭐 해보겠다고 재봉틀을 하나 샀었는데, 간단하게 그냥 봉에 일직선으로 걸어두는 커텐이랑 엉망진창이지만 쿠션도 만들어 보고 그랬었다. 큰 아이가 태어날 무렵 방에 걸어줄 커튼도 만들고 가장 최근엔 지원이 인형 이불이랑 벼게를 만들어 주고는 박스에 넣어두었던 재봉틀을 오랜만에 꺼내 보았다.
조앤 패브릭에서 뱅뱅 돌아다니다가 고른 천.
오렌지 홀릭에 땡땡이 홀릭이니 눈에 쏙 들어올수밖에 없었던 패브릭.
막연하게 벼겟보를 만들어 보자 생각하고 각각 2 야드씩 사가지고 보무도 당당히 집으로 돌아왔다.
벼겟보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스승님은 유투브 도사님…ㅋㅎㅎㅎ
요 보기만 해도 생기 넘쳐보이는 이쁜이 블론드 언니는 설명도 쉽게 쉽게.. 데모도 쉽게 쉽게..
완전 초보 맞춤용 벼겟보 강습에 맞추어… 그러나 노루발을 들고 내리는 레버가 부러진 내 재봉틀과 나의 서투름+급한성격 콤비네이션 더하기 엉키는 밑실과 끊어지는 윗실과의 사투끝에… 전부 네게의 벼겟보를 완성하였다.. 두둥~~~
역시 잘 어울리는 두가지 색상… ^^ 흐믓한 마음으로… 다음날 또 두개를 만들었다.
한국만큼 텍스타일이 다양하지 못하고 가격도 비싸다보니.. 그다지 마음에 쏙 드는 천을 찾기가 정말 힘들다. 패턴이 마음에 든다 싶으면 촉감이 너무 거칠어서 포기한것도 많다. 지원이가 포토밤을 한다고…ㅋㅋㅋㅋ
이거 말고도 지원이가 고른 보라색 땡땡이와 작은 꽃무늬가 있는 남색 벼겟보까지 총 9개의 벼겟보를 만들고 나서 다음단계인 쿠션 커버에 도전하다! (그냥 내 마음속에서 다음에 도전해 볼 만한것으로 고른것…)
여기서 잠깐!!!!
Comments
미국은 쿠션이 엄청나게 비싸다. 왜 비싼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비싸다. 선택의 폭이 다양한것도 아니고, 우아와 품위가 뚝뚝 떨어지는 디자인도 아니다. 그냥 드르륵 박아서 커버를 세탁할수도 없게 맹꽁이처럼 만들어 놓은 것들도 비싸다. 왜!!!!! 아마도 이런 홈데코용 텍스타일은 더 비싼데다가.. 인건비가 비싸서라고 막연히 생각해 보지만 무튼 평소에 쿠션하나 사기도 만만치 않았던지라… 쿠션 커버에 도전해 보았다.
다시 등장한 이쁜 언니. 역시 설명도 쉽게 쉽게…. 자세히…
요 열쇠가 있는 캔바스 패브릭은 월마트에서 오며가며 눈여겨 보았던 것으로.. 야드 반에 $7.99라는 착한 가격표를 달고 있었다. 위에서 말한 세탁 불가능한 새틴 쿠션에게 새옷을 입혀주기 위해 도전…!!
뒷부분 여며지는곳이 약간 넉넉하지 못해… 삐져나온 짱구 배 같아서.. 두어땀 손 바느질을 해야 했지만… 일단 산뜻하게 성공!!
학구열에 불타서, 이번엔 Piping이라는 테두리를 넣어보기로 했다. 물론 파이핑 코드가 집에 없어서… 그냥 코드 없이 천을 접어서 연습삼아 해 보았는데 ㅎㅎㅎ 역시 코너 처리하는것이 어려웠고.. 파이핑 코드 없이 하다보니 파이핑의 폭도 넓어졌다 좁아졌다 난리임..
파이핑 스승님은 이 분. 저기 위에 블론디 언니보다는 말투가 좀 늘어져서 좀 지루한 느낌이지만 설명도 데모도 초보자 맞춤으로 잘 해준다. 다음엔 파이핑 코드를 사다가 제대로 해 볼 계획.
이리 저리 뒤지다 보니.. 바느질도 좋은일에 쓰일수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바로 저 블론디 언니의 웹싸이트에서 찾은 내용인데, 소아 암 병동에 벼겟보를 도네이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거다!
http://www.danamadeit.com/2008/07/tutorial-conkerr-cancer-pillowcases.html
위 링크에는 병원에서 지정해준 패턴대로 벼겟보를 만드는 방법이 잘 나와있다.
두개의 천으로 하는거라 조금은 더 어려워 보임.
http://www.conkerrcancer.org/volunteer/sew-pillowcases
이 링크는 벼겟보를 만들어서 도네이션 하는 프로그램에 관한 웹싸이트의 링크이다.
재미로 한두개 만들고, 또 실력이 없어서 엉성하기만 한데.. 올 여름 잘 만들어서 도네이션까지 한번 할 수 있으면 좋겠다.